여기라도 털어놓으면 좀 나아질까
정말 지금 상황이 너무 답답하고 화나는데 툭 터놓을 곳이 없어 여기라도 털어놓고 싶어 조금만 이해해줘ㅠ
지금 입사한지는 1년정도 지났고 엄마랑 같이 다니고 있어.(엄마는 현장직 난 사무직) 전에 회사가 너무 힘든것도 있긴했는데 어느날 회사 운영하시는 아빠 친구분이 아빠 불러다가 딸래미 이직생각 있음 이쪽으로 오라고해~ 우리 경리필요해~ 하셔서 이직하게됐고..
엄마랑 같이다니기에 생길 수 있는 불편함 감수할 생각으로 왔고 연봉도 깎아서 들어왔는데 막상 일해보니 말이 경리지 기존에 있던 경리직원분 심부름꾼에 가까운 사무보조 정도로 일하는 중이고(공장 돌아다니면서 직원들한테 서류 사인받아와라, 같은 거래처 서류끼리 묶어놔라, 전화받아라, 자료 복사해놔라, 대표랑 손님들 커피타줘라 등등) 1년동안 딱히 배운게 없는듯해.
근데 한달 전쯤 엄마가 대표한테 해고통보를 받았다더라구 2월말까지만 일하라고. 심지어 사장실로 부른 것도 아니고 공장 한쪽에 불러다가 세워두고.. 사유는 회사 경영악화.. 통보시기가 내가 입사한지 1년도 채 안됐을 시점이라 생각이 더더 많았어. 해고당하는 직원이 전체 공장 중 엄마 1명뿐이고 내가 여기 오지않았으면 엄마가 안짤렸을까 아님 나도 곧 짤리는건가 아님 내가 스스로 나가길 바래서 나 대신 엄마를 짜른건가 등등..
그런데 며칠 지나지 않아서 대표가 계속 현장에 사람 부족하니 외국인직원 더 뽑아라, 사무실 이력서 받아라 등등 이야기를 하더라. 지금까지 이야기 나온 인원수는 총 9명.
외국인 직원 알선전화 받아야되는 사람도 나고 신규 외국인 픽업하러 운전해서 가야하는것도 난데 엄마 해고통보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고 우리엄마 해고해놓고 사람 부족하니 더 뽑아라 하는 회사 입장도 도무지 이해되지 않고 사장 성격 충분히 알고있음에도 친구 딸이자 직원인 내 이름도 몰라서 야야거리며 부르질않나 내가 전화했는데 딱히 중요하지 않은 내용이면(아마도?) 말없이 전화 끊어버리는것도 빡치고 점점 사무실에 앉아있으면 숨쉬기가 힘들정도로 열받는데 엄마한텐 미안해서 죽고싶고 하루빨리 회사 뛰쳐나가고 싶은데 집안사정상 이직 확정되기 전엔 지금 회사를 그만둘 수도 없는 상황이라 미치겠어.
원래 가만히 앉아있는 일보단 몸 움직이며 하는 일을 더 좋아해서 차라리 빠르게 퇴사하고 공장 생산직에라도 가고싶은데 엄마아빠는 그건 또 너무 싫어하시고 그렇다고 이직준비하면서 계속 여길 다니자니 간단한 일조차도 손에 안잡히고 사장 올때마다 아빠 친구인거 알면서도 소름끼치게 혐오스럽고 역겨워..
멘탈 와르르멘션이라 도무지 나 혼자서 뭔가를 할 자신이 없어서 그나마 이직 관련된 학원 온라인으로 등록해놨는데 너무 무기력해.. 이직 면접볼때 퇴사사유를 뭐라 할지도 모르겠고 그냥 눈물만 나.. 곧 퇴근이고 어마랑 같이 집가야되는데 엄마 앞에서 질질 짜게될까봐 겁난다ㅎ
여기 글 써봤자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건 알지만 오늘 엄마 마지막 출근일이라 사무실 왔던데 그거보고 마음이 너무 불편하고 슬퍼서 그냥 어디에라도 털어놓으면 좀 나을까 싶어서 용기내서 올려볼게. 혹시라도 우울한 감정이 전파되지 않았으면.! 쓰다보니 길어졌는데 읽어준 분들 너무 고마워 우리 꼭 행복해지자
ㅋㅋㅋ
대박
멋져
ㅇㅈ
공감해
설레
글쎄
킹받음